늦은 밤 길을 잃은 치매 어르신 곁을 묵묵히 지킨 한 고등학생의 선행이 지역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울산 문현고등학교 3학년 최준영 학생이다.
지난 3월 19일 밤 11시쯤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최 군은 한 어르신으로부터 “지구대까지 데려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늦은 시간 낯선 요청이었지만 최 군은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어르신과 함께 공원에서 방어진지구대까지 약 1.5km를 걸었다. 밤공기에 손이 차가워진 어르신을 보고 편의점에 들러 따뜻한 음료도 건넸다. 요양병원에 있는 친할아버지가 떠올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당시 어르신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지구대에서도 어르신을 찾고 있었고, 최 군의 동행으로 어르신은 무사히 보호 조치될 수 있었다. 경찰청은 지난 5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사연을 소개하고 최 군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최 군의 선행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5월 4일에는 학교 앞에서 만난 유기견이 집까지 따라오자 물과 사료를 챙겨주고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이후 내장된 반려동물 등록 정보를 통해 유기견은 무사히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최 군은 “작은 도움에도 상대방이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 큰 뿌듯함을 느낀다”며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보면 당연히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주변의 반응도 따뜻했다. 부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아들을 격려했고, 친구들은 “너라면 그럴 줄 알았다”며 평소 최 군의 바른 모습을 응원했다.
이번 경험은 생명공학 분야 진학을 꿈꾸는 최 군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남았다. 그는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며 “앞으로 치매와 같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명석 담임교사는 “준영이는 평소 학급 반장으로서 책임감이 강하고 친구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 학생”이라며 “학교 밖에서도 배려를 실천하는 제자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어두운 밤 길을 잃은 어르신에게 최 군은 가장 먼저 손을 내민 사람이었다. 그의 조용한 동행은 한 사람을 안전하게 지켜냈고, 우리 사회가 아직 따뜻한 이유를 보여줬다.














